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심리치유에세이2화

카테고리 없음

by 늘파란바다 2026. 9. 4. 07:23

본문

무너짐과 다시 일어섬. 2화 | 몸이 예전 같지 않을 때, 남과 비교하지 않고 느리게 걷는 법 몸이 느려졌다고 삶까지 뒤처진 것은 아닙니다. 남의 속도 대신 내일도 걸을 수 있는 속도를 찾는 과정에서 회복의 기준이 달라졌습니다. 오늘 꺼내는 이유 지역 체육센터에 처음 나가던 무렵, 내 걸음은 다른 사람들보다 느렸다. 누군가는 빠른 속도로 달렸고, 누군가는 무거운 기구를 들었다. 나는 오른쪽 다리의 길이 차이와 무너진 균형 때문에 천천히 걸어야 했다. 조금 걷다가 쉬었고, 다시 걸을 수 있을 때 움직였다. 사고 전의 몸을 생각하면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조선소에서 몸을 써서 일했던 나는 오래 버티고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을 성실함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체육센터에서는 아주 느린 걸음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운동을 시작하면 예전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걷기를 이어가며 알게 됐다. 내게 필요한 것은 과거의 속도를 되찾는 일이 아니었다. 지금의 몸을 함부로 몰아붙이지 않으면서 오늘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이었다. 다시 걸어야 했지만 예전의 몸은 아니었다. 조선소 추락 사고로 목덜미와 허리를 수술받았고, 오른쪽 다리의 길이가 달라지면서 몸의 균형도 무너졌다. 통증은 생활의 일부가 됐다. 걷는 모습도 달라졌다.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한 거리가 내게는 긴 이동이 될 수 있었고, 어느 날 괜찮았던 움직임이 다음 날에는 부담이 되기도 했다. 운동이 필요하다는 말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는 것과 시작하는 것은 달랐다. 몸을 움직였다가 통증이 더 심해질까 두려웠다. 체육센터에 가도 다른 사람들의 속도와 내 모습을 비교하게 될 것 같았다. 조금밖에 하지 못할 바에는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마음 뒤에는 운동에 관한 오래된 기준이 있었다. 땀이 많이 나야 운동이고, 오래 버텨야 의지가 강하며, 어제보다 더 많이 해야 발전이라고 생각했다. 그 기준으로 보면 천천히 걷다가 쉬는 나는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체육센터에서도 나는 나를 평가하고 있었다 2023년 봄부터 지역 체육센터에서 걷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었다. 남들이 달리는 옆에서 내가 견딜 수 있는 속도로 걸었다. 몸이 부담을 보내면 쉬었다가 다시 움직였다. 그런데 걷는 동안에도 마음은 계속 다른 사람을 바라봤다.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사람이 힘차게 움직이면 부러웠다. 빠르게 걷는 사람 옆에서는 내 속도가 더 느리게 느껴졌다. 운동 기구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사고 전의 몸과 지금의 몸을 비교했다. 조금 더 빨리 걸어야 한다고 속도를 올리고 싶었고, 쉬는 모습을 보이면 의지가 약한 사람처럼 보일까 신경이 쓰였다. 운동이 내 몸을 돌보는 시간이 아니라 잃어버린 능력을 확인하는 시험이 되려 했다. 그때 목표를 바꿀 필요가 있었다. 천천히 시작하는 것도 운동이다. 운동을 시작하면 정해진 권장량부터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현재 거의 움직이지 못하거나 장애와 만성통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숫자가 또 하나의 압박이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신체 활동 지침은 장애가 있는 성인도 신체 활동으로 건강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활동량과 건강 상태 및 신체 기능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 시작해 시간·횟수·강도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필요한 경우 의료진이나 장애인 신체 활동 전문가와 상의할 수 있다고 권고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도 개인의 체력과 건강 목표에 맞는 활동을 선택하고 적절한 강도와 양으로 실천하도록 안내한다. 걷기뿐 아니라 집안일과 이동처럼 일상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도 신체 활동에 포함된다. 이런 지침은 모든 사람이 같은 속도와 운동량을 따라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장애의 종류와 수술 이력, 통증과 균형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일반적인 권장량을 나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현재 상태에서 안전하게 시작할 수 있는 범위를 찾는 것이 먼저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확인할 점 장애의 종류와 수술 이력, 통증, 복용 중인 약과 낙상 위험에 따라 적합한 운동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기 전 의료진이나 재활·운동 전문가와 활동의 종류와 강도를 상의하세요. 운동 중 새로운 이상 증상이 나타나거나 기존 증상이 심해지면 중단하고 의료진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신체 활동 안내 세계보건기구 신체 활동 및 좌식 행동 지침 ※이 글은 조선소 사고 이후 장애와 만성통증을 겪으며 지역 체육센터에서 느린 걷기를 이어간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특정 운동의 효과를 보장하거나 개인에게 맞는 운동 처방을 제공하는 글이 아니며, 의료진의 진단과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내가 처음 생각한 회복은 사고 전의 몸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절뚝이지 않고 걷고, 통증 없이 오래 움직이며, 예전처럼 몸을 써서 일할 수 있어야 회복이라고 여겼다.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실패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달라진 몸을 과거의 기준으로 계속 채점하면 운동할 때마다 패배를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목표를 바꾸었다. 오늘 다른 사람보다 빨리 걷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을 다치게 하지 않고 움직이는 것. 한 번에 오래 걷는 것이 아니라, 다음 생활을 이어갈 힘을 남기는 것. 운동을 마친 뒤 아들을 돌보고 치료와 일상을 계속할 수 있는 상태로 집에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운동한 날의 성공도 거리나 속도만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체육센터에 가서 조금이라도 움직였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날이 있었다. 남보다 빨리 걷는 일보다 내일 다시 걸을 수 있는 속도를 찾는 일이 오래가는 회복의 시작이었다. 오늘의 작은 실천 오늘의 몸 상태를 10점 만점으로 기록하고, 내일 다시 할 수 있을 만큼만 움직여 보세요. 당신에게 묻습니다. 남의 속도가 아니라 내 몸의 속도를 선택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다음 편 예고 | 3화 통증이 심한 아침, 하루 전체를 포기하지 않는 방법 #장애 후 운동 #만성통증 #걷기운동 #느리게 걷기 #자기 비교 #심리 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