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짐과 다시 일어섬. 13화 |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지쳤다고 말해도 되는 이유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도 지쳤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고백은 사랑이 부족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신호였습니다. 오늘 꺼내는 이유 한 부모가 된 뒤에는 지쳤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없었다. 내가 선택한 책임이니 힘들어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몸이 아파도 아침은 왔다. 아들을 깨우고 밥을 먹인 뒤 학교에 보내야 했다. 치료와 복약을 이어가면서 생활비를 마련할 일도 찾아야 했다. 새벽 배송과 영상 편집, 기술·법률 관련 일을 할 때에도 양육의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아들을 사랑해도 지칠 수 있었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도 통증과 수면 부족, 생계 걱정이 겹치면 마음의 여유가 줄어들 수 있었다.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피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늦게 드러났다. 나는 지쳤다는 말을 아이가 사랑하지 않는다는 고백처럼 받아들였다. 혼자 키우기로 했으니 혼자 견뎌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들을 다시 양육하면서 책임이라는 말을 자주 떠올렸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의 생활을 챙기고, 필요한 돈을 마련하며, 아버지인 내 몸과 마음도 관리해야 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나를 움직이게 한 면도 있었다. 힘든 날에도 아침에 일어나 아이의 식사를 준비했고,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생활을 이어갔다.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책임을 모든 일을 혼자 하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통증이 심해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고, 치료 때문에 시간이 필요해도 양육을 먼저 해결한 뒤 남는 시간에 가려고 했다. 몸과 마음이 지쳤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부모의 자격이 부족한 것 같았다. 한 부모라는 말 속에는 한 사람이 양육의 중심 책임을 맡는다는 의미가 있었다. 아이를 사랑해도 양육은 힘들 수 있었다. 부모가 힘들다고 말하면 아이를 부담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나도 그런 오해가 두려웠다. 아들이 있어서 힘든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매번 덧붙이고 싶었다. 하지만 양육의 어려움은 아이에 대한 사랑의 크기만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부모의 건강, 수입, 주거와 돌봄을 나눌 사람이 있는지에 따라 같은 일도 다르게 느껴질 수 있었다. 내게는 사고 이후의 장애와 만성 통증, 정신건강 치료와 불안정한 생계가 함께 있었다.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통증을 없애주지는 않았다. 새벽부터 일을 한 날의 피로를 대신 쉬어주지도 않았고, 생활비에 대한 걱정을 자동으로 해결하지도 않았다. 유니세프의 부모 스트레스 줄이기 안내는 양육이 어렵다는 사실과 완벽한 부모는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압도된다고 느낄 때 주변과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안내한다. 아이에게 부모의 감정적 책임을 넘기지 않았다가 지친 부모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은 아이일 수 있다. 그래서 아이에게 힘든 마음을 모두 말하고 위로받고 싶을 때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아이가 부모의 상담자나 치료자가 되어서는 안 됐다. 나는 내 상태를 아이에게 전혀 숨기는 것과 모든 부담을 이야기하는 것 사이에서 적절한 범위를 찾으려고 했다. 나이와 상황에 맞게 “아빠가 지금 몸이 많이 아파서 잠시 쉬고 다시 이야기하자”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약속이 바뀐다면 무엇이 달라지고 누가 함께할지 알려주는 것이 필요했다. 반면 생활비 걱정과 치료의 세부 내용, 아버지의 안전을 아이가 책임져야 한다고 느끼게 하는 말은 어른과 전문가에게 해야 했다. 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도 나이에 맞는 일인지 살폈다. 양육 소진이 커질 때 사용하는 여섯 가지 순서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낄 때 나는 다음 순서로 생활을 점검한다. 아이와 나의 안전을 먼저 확인하기. 지금 침착하게 아이를 돌볼 수 있는지 살핀다.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거나 안전이 걱정된다면 혼자 참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어른과 전문 기관에 즉시 도움을 요청한다. 반드시 해야 할 돌봄만 남기기. 식사, 건강과 안전처럼 필요한 일을 먼저 두고 외출, 집안일과 완벽한 일정은 줄인다. 모든 계획을 지켜야 좋은 부모라는 생각에서 벗어난다. 몸과 마음의 신호를 구체적으로 적기. 막연히 힘들다고만 두지 않고 수면, 식사, 통증, 집중과 불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한다. 진료와 상담 때 설명할 수 있도록 짧게 기록한다. 어른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요청하기. 언제, 어떤 일이 어려운지 말하고 필요한 시간이나 역할을 부탁한다. 지쳤다고 말해도 사랑은 줄어들지 않았다 나는 오랫동안 좋은 아버지는 지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새벽에 일을 하고 몸이 아파도 아이 앞에서는 언제나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힘들다고 말하면 아들을 다시 키울 자격이 부족한 것 같았다. 그러나 부모도 몸과 마음의 한계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아이를 더 사랑하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내 상태를 숨기다 생활 전체가 흔들릴 수 있었다. 지쳤다는 말은 아이를 포기한다는 말이 아니었다. 지금의 방법과 지원만으로는 오래 이어가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무엇을 줄이고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지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말이었다. 나는 모든 일을 혼자 해낸 날만 좋은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기로 했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치료받으며, 다시 아이의 아침을 준비하는 아버지도 책임을 다하고 있었다.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지쳤다는 고백 때문에 작아지지 않았다. 그 고백 덕분에 사랑을 더 안전하게 이어갈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혼자 견디는 시간을 늘린다고 아이에게 더 안정적인 생활을 제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지쳤다고 인정하고 도움을 청하는 일은 사랑이 부족하다는 고백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의 안전을 함께 지키는 선택이었다. ※이 글은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입니다. 치료·복약·양육·복지 이용은 의료진과 관계 기관의 최신 안내를 우선해 주세요. 오늘의 작은 실천 지쳤다는 말을 안전하게 꺼낼 수 있는 사람이나 기관 한 곳을 연락처에 저장해 두세요. 당신에게 묻습니다. 부모인 당신이 지쳤다고 말할 수 있는 안전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다음 편 예고 | 14화 아픈 아버지의 아침,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일이 전부였던 날 #한 부모 육아 스트레스 #한 부모 소진 #부모 번 아웃 #아빠 육아 #양육 도움 #가족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