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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짐과 다시 일어섬. 26화 | 끝까지 가지 못한 법학 공부도 사라지지 않았다.

심리치유에세이(다시 시작하는삶의 기록)

by 늘파란바다 2026. 9. 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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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짐과 다시 일어섬. 26화 | 끝까지 가지 못한 법학 공부도 사라지지 않았다. 끝까지 마치지 못한 공부도 삶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과 주장을 나누고 질문을 좁히는 습관은 다른 자리에서 계속 쓰였습니다. 오늘 꺼내는 이유 한동안 법학 책을 보면 마음이 무거웠다. 책 속에 적힌 내용보다 끝내 통과하지 못한 시험이 먼저 떠올랐다. 공부한 시간은 길었지만 내가 원했던 결과까지 가지 못했다. 고시 공부를 멈춘 뒤에는 그 시간이 모두 실패처럼 느껴졌다. 합격증도 없고 자격도 얻지 못했으니 남은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다른 일을 시작할 때 법학을 공부했다는 말도 쉽게 꺼내지 못했다. 끝내지 못한 일을 설명하면 변명처럼 들릴 것 같았다. 이후 내 삶은 여러 번 달라졌다. 조선소에서 몸으로 일했고 반장 역할도 맡았다. 사고로 목과 허리를 다쳐 수술받았고, 오른쪽 다리의 길이 차이와 균형 문제, 만성 통증이 남았다. 현장을 떠난 뒤에는 몸에 맞는 새로운 일을 찾아야 했다. 집에서 영상 편집을 배우고, 과거의 현장 경험을 자료 검토와 기술 자문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시험을 멈춘 뒤 공부한 시간도 함께 버렸다. 시험을 준비할 때는 합격이 공부의 목적이었다. 정해진 범위를 읽고 문제를 풀며 결과를 향해 가야 했다. 합격하지 못하면 과정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쉬웠다. 나도 그랬다. 공부를 멈춘 뒤 책과 노트를 다시 보지 않았다. 틀린 문제와 외우지 못한 내용보다 시험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 내가 먼저 보였다. 법학을 공부했다는 사실이 자랑이 아니라 미완성의 증거처럼 느껴졌다. ‘조금만 더 했으면 달라졌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반대로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후회도 생겼다. 어느 쪽으로 생각해도 지나간 시간은 나를 꾸짖는 근거가 되었다. 그러나 그때의 사정과 지금의 시선은 같지 않았다. 공부를 멈춘 이유를 한 가지 의지 부족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었다. 생계와 가족, 건강과 생활 환경이 함께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법학 공부가 남긴 것은 정답보다 읽는 순서였다 법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 나는 법조문을 많이 외우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법률문제를 다루는 과정에는 조문을 찾는 일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쟁점을 찾고,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을 확인해야 했다. 같은 조문도 사실이 다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었다. 예외와 특별 규정, 시행 시점이 영향을 줄 수 있었고, 주장하는 내용과 실제로 확인되는 자료가 다를 수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문장을 천천히 나누어 읽는 습관을 배웠다. 누가 행동했는가? 언제 어떤 일이 있었는가? 무엇이 문서로 확인되는가? 당사자는 각각 무엇을 주장하는가? 지금 묻고 있는 문제는 정확히 무엇인가? 적용 조건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예외와 별도의 절차가 있는가? 답변이나 신청 기한이 정해져 있는가? 생활 속 문서를 받을 때 먼저 날짜부터 보았다. 법학 공부가 생활에서 가장 자주 남은 모습은 어려운 용어를 많이 아는 일이 아니었다. 문서를 받았을 때 당황한 마음과 해야 할 행동을 나누어 보는 습관이었다. 나는 먼저 문서가 언제 작성되었고 언제 도착했는지 확인했다. 답변과 신청, 납부나 이의 제기에 관한 기한이 적혀 있는지 살폈다. 기한을 계산하는 방법이 불분명하면 추측하지 않고 발송 기관에 확인했다. 그다음 문서를 다섯 부분으로 나누었다. 문서의 제목이 무섭다고 바로 최악의 결과를 단정하지 않았다. 반대로 익숙한 제목이라고 가볍게 넘기지도 않았다. 작은 글씨와 첨부 서류, 뒤쪽의 불복·문의 방법까지 읽었다. 끝까지 마치지 못한 공부를 다시 사용할 때 지킨 여덟 단계 시험 결과와 배운 능력을 따로 적었다. 합격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우지 않되, 읽기·요약·질문·자료 정리처럼 반복해서 익힌 능력을 별도로 적었다. 오래된 지식은 기억이 아니라 검색어로 사용했다. 수험서와 노트의 내용을 현재 법으로 단정하지 않고 최신 원문을 찾기 위한 단서로만 사용했다. 사실·주장·의견을 구분했다. 시간표와 자료 목록을 만들고 확인되지 않은 설명은 별도로 표시했다. 법령명과 시행일, 출처를 함께 기록했다. 법률뿐 아니라 시행령·시행규칙과 부칙, 개정 전후 내용이 관련되는지 확인했다. 인터넷 사례를 내 문제의 답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작성일과 근거를 확인하고 구체적인 사실 차이는 전문가에게 물었다. 생활 문서는 기한과 요구 행동부터 읽었다. 끝내지 못한 시간이 다른 삶에서 문장이 되었다. 고시 공부를 멈춘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때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그 시간을 전부 실패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법학 책을 읽으며 나는 복잡한 문장을 나누는 법을 배웠다. 사람의 주장과 확인된 사실이 같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규칙에는 적용 조건과 예외가 있고, 오늘의 법은 어제의 책과 다를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무엇보다 내가 아는 것과 판단할 자격이 있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는 태도를 배웠다. 그 습관은 현장 경험을 자문 문서로 바꿀 때 사용되었다. 영상 편집의 계약과 저작권 조건을 확인할 때도 사용되었다. 생활 속 안내문을 받고 당황했을 때 기한과 질문을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공부는 합격증으로 남지 않았다. 대신 서두르지 않고 사실을 확인하는 순서로 남았다. 끝까지 가지 못한 길에서도 배운 것은 있었다. 나는 그 길을 완주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 길에서 익힌 읽기와 질문을 지금의 삶에서 정직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것이 중단한 법학 공부가 내게 남긴 실제 가치였다. 시험을 끝내지 못했어도 사실과 주장을 나누고 질문을 좁히는 공부의 습관은 이후의 삶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었다. 오늘의 작은 실천 중단한 공부에서 지금도 쓰는 읽기·질문·정리 습관을 하나 찾아보세요. 당신에게 묻습니다. 중단한 공부나 도전에서 지금도 남아 있는 능력은 무엇인가요? 다음 편 예고 | 27화 문을 닫은 식당에서 배운 것까지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법학 공부 #고시 중단 #중단한 공부 #공부의 가치 #법률 문서 읽기 #중년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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