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회복 루틴 1편|걷기도 힘들었던 내가 18.06km를 달린 날
2026년 9월 5일의 운동 기록
한때 저에게 달리기는 소원이었습니다. 사고 이후에는 걷는 것조차 힘들었고, 다른 사람이 뛰는 모습을 보며 나도 다시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18.06km를 달렸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한 뒤 쉬지 않고 달린 가장 먼 거리입니다. 운동기기에 남은 숫자를 보니, 걷는 일부터 어려웠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조선소에서 일하며 몸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여러 차례 부상을 입었고 수술도 받았습니다. 사고를 겪은 뒤에는 온몸이 아팠으며, 경증 지체장애인으로 살아가게 됐습니다.
마음먹은 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일이 답답했습니다. 평범하게 걷는 것조차 힘든 날에는 달리기가 아주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때 제가 바란 것은 빠른 기록이나 긴 거리가 아니었습니다. 제 두 다리로 멈추지 않고 한번 달려보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헬스는 4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약 1년이 됐습니다.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오늘 같은 거리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운동이 잘되는 날도 있었지만 몸이 무겁고 힘든 날도 많았습니다. 꾸준히 한다고 생각하는데도 변화가 잘 보이지 않으면 지쳤습니다. 멈추는 날이 있었고, 다시 시작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해온 일은 그날의 몸 상태를 살피고, 가능한 날에 다시 운동을 이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매번 만족스럽게 해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한번 쉬었다고 운동 자체를 놓지는 않으려고 했습니다.
오늘의 기록은 세 구간으로 나뉘어 저장됐습니다. 기록은 나뉘었지만 달리기는 중간에 멈추지 않고 이어갔습니다. 세 구간의 거리와 시간을 합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총 거리 | 18.06km |
| 총 운동 시간 | 1시간 26분 5초 |
| 평균 속도 | 약 12.59km/h |
| 평균 페이스 | 1km당 약 4분 46초 |
평균 속도와 페이스는 총 거리와 총 운동 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쉽게 상상하지 못했을 기록입니다. 가장 기뻤던 것은 이 거리를 제 몸으로 달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시 뛰고 싶다고 바라기만 했던 일이 지금은 제 일상에 들어와 있습니다.
지금도 저는 경증 지체장애인입니다. 몸 상태가 늘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 이만큼 달렸다고 해서 다음 운동에서도 같은 거리를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게는 기록을 늘리는 일만큼 몸의 상태를 알아가는 일이 필요합니다.
운동을 하면서 마음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하지 못하는 일에 생각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지금은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보려고 합니다. 기록이 기대에 못 미친 날에도 그날 몸을 움직였다는 사실까지 작게 여기지는 않으려 합니다.
물론 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여전히 실망합니다. 다만 하루의 기록으로 그동안 해온 운동을 판단하지는 않게 됐습니다. 잘되는 날과 힘든 날이 번갈아 있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몸이 아팠던 시절에는 사고 이전처럼 움직일 수 있어야 회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현재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알아가고, 생활에서 가능한 일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도 제게는 회복입니다.
이 블로그에는 그 과정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처음 헬스를 시작했을 때의 어려움, 근력운동을 이어온 시간, 달리기를 시작한 뒤의 변화 등을 차근차근 적겠습니다. 운동이 잘됐던 날뿐 아니라 몸이 무거웠던 날, 기록이 줄어 속상했던 날도 함께 담고 싶습니다.
몸이 불편한 분이나 오랜만에 운동을 시작하려는 분에게 제 경험이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만 제가 달린 거리나 속도를 누구나 따라야 할 목표로 제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제 몸에 맞는 방법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오늘은 다시 달릴 수 있게 된 기쁨을 충분히 느끼고 싶습니다. 다음 기록이 오늘보다 좋아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앞으로 이곳에 숫자와 함께 그날의 몸 상태와 마음도 적어보겠습니다. 그렇게 쌓인 기록을 통해 저 자신도 제 몸을 조금 더 알아가고 싶습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회복 경험과 운동 기록입니다. 장애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 종류와 강도는 의료진 또는 관련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CDC 신체활동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