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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광〉 후기|한 부모 아빠가 바라본 혈연 너머의 가족

책 영화 공연으로 마음 읽기

by 늘파란바다 2026. 9. 1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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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피가 이어져야만 가족일까. 메가박스 양산 증산점에서 〈비광〉을 보고 나온 뒤 가장 오래 남은 질문이다. 위기에 처한 아이를 지키기 위해 다시 힘을 모으는 사람들을 보면서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내 삶도 떠올랐다. 좋아하는 배우 류승룡과 하지원을 보기 위해 선택했지만, 관람 후에는 가족이라는 단어가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

무너진 사람들이 다시 모이는 이야기

〈비광〉은 〈미쓰백〉을 연출한 이지원 감독의 가족 누아르 영화다. 한때 최고의 야구선수였던 중구와 톱스타 남미는 갑자기 나타난 동주로 인해 파경을 맞는다. 그로부터 팔 년 뒤, 사건에 휘말린 동주를 구하기 위해 다시 나선다. 류승룡이 중구를, 하지원이 남미를, 감시하다가 동주를 연기한다. 상영시간은 109분이며 관람등급은 15세 이상 관람가다.

영화에는 진실을 파헤치는 긴장감이 있지만, 내가 더 집중한 것은 인물들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었다. 이미 상처를 주고받았고 삶도 버거운 사람들이 아이의 위기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보게 됐다. 처음부터 단단한 가족이 아니었기에 다시 서로의 편이 되려는 모습이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좋아하는 두 배우를 만나는 즐거움

류승룡은 오래전부터 좋아해 온 배우다. 영화 〈명량〉에서 왜군 장수 구루시마로 보여준 강렬한 존재감이 기억에 남는다. 이순신 장군을 다룬 작품을 좋아하는 나는 그 안에서 배우들이 인물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유심히 보는 편이다. 류승룡에게는 언젠가 이순신 장군을 연기해도 어울릴 것 같은 무게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비광〉의 중구에게서도 그런 묵직함을 느꼈다. 화려했던 과거를 잊은 사람이면서 위험에 처한 아이를 지켜야 하는 아버지였다. 자신도 흔들리고 있지만 아이를 위해 버티려는 마음이 보였다. 특히 동조의 손을 잡고 함께 도망가는 장면에서는 아이를 혼자 남겨두지 않겠다는 절박함이 전해졌다.

하지원은 드라마 〈다모〉를 본 뒤부터 좋아하게 됐다. 이번 작품에서는 남미가 진심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관객을 울리려고 감정을 밀어붙이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오랫동안 마음에 묻어두었던 말이 뒤늦게 밖으로 나오는 것 같았다. 그 눈물을 통해 인물이 품고 있던 상처와 진심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제목 〈비광〉이 다르게 들린 이유

처음에는 제목이 낯설었다. 작품을 보고 배경을 찾아보니 이지원 감독이 가족들이 모여 고스톱을 치는 모습에서 제목을 떠올렸다는 설명이 있었다. 미광은 다른 광채보다 낮게 계산되는 경우가 있지만 다섯 장의 광을 완성하려면 필요하다. 함께할 때 힘을 얻는 존재라는 의미가 영화 속 가족과 연결된다.

나는 이 설명을 인물들의 모습과 겹쳐보았다. 세상의 기준에서는 실패하거나 밀려난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일 수 있다. 힘든 순간에 외면하지 않고 곁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자리는 소중해진다.

혈연을 넘어 아이의 편이 되는 순간

가장 깊이 남은 것은 동조가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관계의 출발점을 뒤흔드는 사실 앞에서 함께 살아온 시간과 아이를 향한 마음을 선택하는 장면이었다.

혈연은 가족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피가 이어졌다는 사실만으로 관계가 저절로 단단해지지는 않는다. 함께 밥을 먹고, 아픈 날을 돌보고, 어려울 때 곁에 남았던 경험도 가족을 만든다. 나는 동주를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그런 시간의 힘을 느꼈다.

부모가 된 뒤에는 아이가 위험에 처하는 장면을 예전과 다르게 보게 된다.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지도 궁금하지만 얼마나 두려울지 먼저 생각한다. 그 곁에 믿을 만한 어른이 남아 있는지 살피게 된다. 그래서 아이의 손을 놓지 않는 중구의 행동이 어떤 말보다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한부모 아빠로서 느낀 동질감

혼자 아이를 키우다 보면 책임과 걱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날이 있다. 몸과 마음이 힘들어도 아이의 생활은 계속된다. 밥을 챙기고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 영화 속 가족과 내 상황은 다르지만 위해 다시 움직이려는 마음에서는 동질감을 느꼈다.

그렇다고 우리의 생활이 힘겨움으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함께 밥을 먹으며 나누는 이야기와 아이가 들려주는 사소한 발견이 오히려 나를 지탱해 준다. 완벽한 부모는 되지 못하더라도 아이에게 필요한 순간에 곁에 있고 싶다. 〈비광〉을 보며 내가 지키고 싶은 아빠의 모습을 다시 생각했다.

아쉬웠던 상영 환경과 남은 마음

관람 과정에서 아쉬웠던 것은 내가 접한 홍보와 상영 시간표였다. 작품 소식을 충분히 접하지 못했고, 찾아본 시간대에서도 선택지가 넉넉하지 않게 느껴졌다. 전국의 상영 상황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관객으로서 영화를 알아보고 관람하는 동안 느낀 개인적인 아쉬움이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출연하고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 작품인 만큼 더 많은 사람이 발견할 기회가 있었으면 했다. 영화를 좋게 본 내게는 작품에 대한 만족과 함께 그런 바람이 남았다.

〈비광〉은 내게 가족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한 영화다. 힘든 순간에도 외면하지 않는 것, 불안할 때 손을 잡아주는 것, 도움이 필요하면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 내가 지키고 싶은 가족의 모습은 그런 평범한 일상에 있었다.

**참고 자료**

* 작품 정보·줄거리: [씨네21 〈비광〉](https://cine21.com/movie/info/?movie_id=57492), [연합뉴스 작품 소개](https://www.yna.co.kr/view/AKR20260709058200005)
* 제목의 의미: [류승룡·하지원 배우 인터뷰](https://v.daum.net/v/bjv9Y2V7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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