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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10km, 다른 몸의 반응―첫 마라톤을 준비하며

몸과 마음을 돌보는 루틴

by 늘파란바다 2026. 9. 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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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10km, 다른 몸의 반응―첫 마라톤을 준비하며

9월 6일, 저는 10km를 달렸습니다. 컨디션이 좋았고, 한 시간이 지나도 크게 피곤하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12월 13일에 참가할 첫 마라톤대회를 생각하면 반가운 경험이었습니다. 꾸준히 이어온 러닝이 실제 거리로 쌓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9월 23일, 다시 10km에 도전했습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거리를 달리는 일이었지만, 그날의 몸은 지난번과 달랐습니다. 목표한 거리는 채웠습니다. 그러나 운동을 마친 뒤의 느낌까지 같지는 않았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러닝을 마친 지 사흘째입니다. 아직 허리에 통증이 있고 몸도 무겁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잘 달렸다는 이야기보다, 그날 제가 왜 계속 달렸는지를 솔직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10분 만에 찾아온 피로, 30분 무렵의 통증

출발할 때부터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대회를 앞두고 있으니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10km를 달린 경험도 이번 도전을 결정하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달리기 시작한 지 10분쯤 지나자 피곤했습니다. 오늘 끝까지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몸이 무겁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지만, 일단 천천히 계속 달렸습니다.

30분 무렵에는 오른쪽 허리에 약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그때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는 운동이라는 생각으로 참고 달렸습니다.

그렇게 50분가량 달렸을 때는 더 이상 그대로 뛰면 안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번에는 한 시간이 지나도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일찍 몸의 부담이 느껴졌습니다. 한 번 해낸 거리라고 해서 다음에도 같은 상태로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걷기를 섞어 채운 10km

저는 달리기를 멈추고 러닝머신의 경사 설정을 7로 맞춰 10분 동안 빠르게 걸었습니다. 잠시 걷고 나니 다시 천천히 뛰면 목표한 거리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후 느린 페이스로 30분 정도 더 달려 10km를 마쳤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달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중간에 경사 걷기를 섞어 도달한 거리였습니다.

분명 10km는 해냈습니다. 하지만 운동이 끝나자 허리가 조금 아팠습니다. 지난번처럼 몸이 가볍지도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컨디션을 따라 달렸다기보다 오기로 밀어붙인 부분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걸은 뒤 다시 뛸 수 있겠다고 느낀 것과, 몸이 충분히 회복된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날 경사를 높여 걸었던 선택 역시 제가 실제로 한 행동일 뿐, 통증이 있을 때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아픈데도 계속 운동한 이유

이 대목만 보면 아픈데 왜 계속 뛰었느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그 질문을 피해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게 운동과 통증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운동을 하면서 몸이 온전히 편하다고 느낀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계속 아팠고, 진통제를 복용하고 병원과 한의원에 다니면서도 운동을 이어왔습니다. 장애로 몸의 균형이 많이 어긋난 상태였고, 운동하지 않는 날에도 통증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다음에 운동을 시작한다는 기준을 세우기가 어려웠습니다. 아프지 않은 날만 기다린다면 언제 다시 움직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아프면 무조건 참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닙니다. 주변 운동 전문가들에게 자문했고, 제 상황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금씩 천천히 움직임을 이어가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 말을 의지하며 운동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제게 운동은 기록을 남기는 취미이면서, 불편한 몸으로 일상을 이어가기 위해 붙잡아온 활동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멈추는 결정이 다른 사람들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꾸준함과 오기 사이에서

하지만 조금씩 무리하지 말라는 조언과,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정해놓은 거리를 끝까지 채우는 행동은 구분해야 합니다. 이번 도전에서는 그 경계가 흐려졌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아팠다는 사실이 그날의 통증까지 괜찮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익숙한 불편함과 새롭게 생기거나 달라진 통증을 제가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지도 돌아봐야 합니다.

의료진이라면 이번 달리기를 만류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 예상이지, 이번 통증에 대해 실제로 진료받아 들은 판단은 아닙니다. 운동 전문가에게 들은 조언도 지금 남아 있는 허리 통증의 원인을 확인하는 진료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과 몸의 상태를 확인하는 일은 서로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오래 운동하려면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일반적인 요통 안내에서도 일상적인 활동을 이어가도록 권하면서, 운동 중 통증이 심해지면 중단하고 의료진의 조언을 받도록 설명합니다. 움직임을 유지하라는 말이 통증을 참고 목표 거리를 채우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흘 뒤에도 남아 있는 몸의 반응

이번 경험에서 기록해야 할 것은 10km라는 숫자만이 아닙니다. 시작부터 좋지 않았던 컨디션, 10분 만에 느낀 피로, 오른쪽 허리의 통증, 운동 뒤 무릎과 허리의 불편함, 그리고 사흘째 이어지는 몸의 무거움까지 모두 그날의 운동 기록입니다.

통증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지금 제 판단만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오래 운동해서 생긴 피로라고 넘기거나, 평소에도 아팠으니 괜찮다고 결론 내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여전히 12월 13일 대회에서 천천히 달려 10km를 완주하고 싶습니다. 다만 그 목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매번 같은 거리를 채우는 것만이 훈련의 전부인지는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몸이 좋았던 9월 6일의 경험도 제 것이고, 무거운 몸으로 버텼던 9월 23일의 경험도 제 것입니다. 좋은 날의 기록만으로 제 몸을 판단하지 않고, 힘들었던 날의 반응도 함께 살펴야겠습니다.

계속하기 위해 필요한 조절

저는 오랫동안 작은 움직임을 이어가는 힘을 믿어왔습니다. 사소한 실천이 쌓이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처음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변화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믿음은 지금도 같습니다.

다만 꾸준함을 꼭 매번 더 오래, 더 멀리 움직이는 것으로만 증명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몸에 맞게 양을 줄이거나, 상태를 확인하고 회복을 기다리는 시간도 다음 운동을 위한 과정일 수 있습니다.

이번 10km 도전은 저에게 성취와 불편함을 함께 남겼습니다. 거리를 채웠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픔을 참은 것을 자랑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제 목표는 하루의 숫자를 완성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제 몸으로 운동을 이어가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지키되, 그 마음이 몸의 신호를 가리지 않도록 살피고 싶습니다.

※ 개인의 운동 경험을 기록한 글이며, 통증을 참고 달리거나 같은 운동량을 따라 하도록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운동 후 통증이 지속되거나 악화하면 의료진에게 상태와 운동 재개 범위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Back pain」](https://www.nhs.uk/conditions/back-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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