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간 독서 모임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아침 7시쯤 일어나 씻고 준비를 마친 뒤, 집 근처 커피숍으로 향했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앞에 놓고 구병모 작가의 『절창』 발제문 가운데 세 가지 질문에 대해 준비한 답변을 마지막으로 점검했습니다. 혼자 읽으며 정리했던 생각을 다른 분들 앞에서는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지, 문장을 천천히 읽어 보며 모임을 준비했습니다.
책을 읽고 생각을 글로 적는 일과 그 생각을 말로 전하는 일은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혼자서는 이해했다고 여긴 부분도 누군가에게 설명하려고 하면 다시 살펴보게 됩니다. 이번 책은 특히 쉽게 읽히지 않았던 만큼, 제가 느낀 어려움까지 솔직하게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준비한 답변을 정리하면서도 다른 분들은 어떤 부분을 인상 깊게 읽으셨을지 궁금했습니다.
모임 장소인 블루밍 님의 개인 화실에 도착하니 환한 미소로 반겨 주셨습니다. 블루밍팀께서는 배와 녹차를 준비해 주셨고, 다른 분들도 빵과 간식거리를 가져오셨습니다. 함께 먹을 것을 준비해 오신 마음과 반가운 인사가 어우러져, 자리에 앉으면서부터 참 분위기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함께하는 시간이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공간을 모임 장소로 내주시는 일에는 여러 수고가 따를 것입니다. 덕분에 저희는 한자리에 모여 책을 펼치고 서로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먹거리를 준비해 주신 분들의 마음도 고마웠습니다. 모임에 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뿐 아니라, 그 시간을 위해 각자 준비해 오신 정성까지 함께 느껴지는 자리였습니다.
오늘은 회장님께 급한 일이 생겨 저 하얀 우주인이 발제와 진행을 맡았습니다. 준비한 질문을 전하고 참석하신 분들의 의견을 들으며 모임을 이어 갔습니다. 블루밍 님, 손쌤 님, 여우곰 님, 라라큐 님 자기 생각을 대화가 잘 이어지도록 분위기를 이끌어 주신 덕분에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호응해 주고 이야기를 보태 주시는 분들의 고마움이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진행을 맡고 보니 모임의 분위기는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에 성의 있게 말씀해 주시는 분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대화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저도 준비한 내용을 전하는 데만 마음을 두기보다, 한 분 한 분의 말씀을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느꼈습니다.
처음 참석해 주신 하로 님, 구미 구미 님, 맘 가는 대로 님도, 책에 관한 생각을 반가웠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 월간 독서에서 이야기하는 일이 누구에게나 익숙한 것은 아닐 텐데, 함께 자리해 주시고 의견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오늘의 만남이 세 분께도 편안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번 함께해 주신 바실리아 님 독서 모임에 반가웠습니다. 처음 오신 분들과 익숙한 얼굴들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책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니 모임이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준비된 발제 질문은 모두 다섯 가지였지만, 시간 관계상 그중 세 가지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모든 질문을 다루지는 못했어도 한 가지 질문에 여러 사람의 생각이 모이는 과정이 소중했습니다. 참석하신 분들은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성의 있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같은 질문도 누가 어떤 경험과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번 『절창』은 읽기 쉽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어렵게 느꼈던 책이라 다른 분들의 말씀에 공감했습니다. 긴 문장을 따라가며 의미를 짚어 보는 것도, 인물의 복잡한 마음을 이해하는 것도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문장을 읽었다고 해서 그 안에 담긴 감정까지 곧바로 이해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모임에서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듣는 시간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어려웠다는 감상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질문을 두고 참석한다고 해서 책의 모든 부분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와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잘 모르겠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의 해석을 들어 보는 과정도 책을 읽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읽을 때는 막막했던 책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다시 들여다볼 여지가 생깁니다.
이날도 같은 질문을 놓고 사람마다 바라보는 지점이 달랐습니다. 각자의 생각을 듣는 과정 자체가 독서의 연장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정리해 온 답변을 말하는 것만큼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도 대화를 통해 읽기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혼자 생각할 때는 미처 살피지 못했던 부분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상처와 이해, 용서에 관한 질문은 책 속 인물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마음도 돌아보게 했습니다. 이런 말들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지만, 막상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려고 하면 쉽게 정리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어디까지 가능한지, 상처를 바라보는 마음은 사람마다 어떻게 다른지 생각하게 됩니다. 제게는 질문에 답하는 동안 제 생각을 다시 살펴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며 제 답변을 서둘러 완성하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 가운데 어떤 것은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떠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하나의 결론으로 정리되지 않더라도, 마음에 남은 독서 모임에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 역시 월간 독서라는 얻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 모임의 이름 아래 모였지만, 책에 대한 감상은 저마다 달랐습니다. 저는 그 차이가 모임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비슷하게 읽었다면 지나쳤을 질문도 서로 다른 의견을 듣다 보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감상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그 사람이 책을 읽으며 머물렀던 자리를 잠시 따라가 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늘 함께 나눈 생각들이 책에 대한 기억과 어우러져, 훗날 『절창』을 떠올릴 때 이 모임의 얼굴들도 함께 생각날 것 같습니다.
열심히 발표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어느새 12시가 되었습니다. 모임을 마무리할 무렵에는 늘 그렇듯 다음에 읽을 책을 고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 추천하고 싶은 책을 이야기했고, 추천 도서를 공개 채팅방에 올린 뒤 다수결로 다음 책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책이 선정되어 다음 대화의 시작이 될지 기대됩니다.
다음 책을 추천하는 시간도 독서 모임을 즐거움 가운데 하나입니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다른 사람과 함께 읽을 수도 있고, 혼자라면 쉽게 고르지 않았을 책을 만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절창』처럼 읽는 동안 어려움을 느끼더라도 함께 이야기할 자리가 있다는 사실이 책을 끝까지 읽어 볼 힘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다음 모임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생각을 나누게 될지 벌써 궁금합니다.
하루 솥 밥 양산점으로 이동해 함께 식사했습니다. 추석인데도 내주시고 있어 다 같이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눈 뒤 함께 밥 한 끼를 먹으며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니 좋았습니다. 모두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며, 책으로 시작한 만남이 한 끼의 식사까지 이어지는 시간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돌아보니 오늘은 함께해 주신 분들의 마음이 오래 남는 모임이었습니다. 화실을 모임 장소로 월간 독서를 반갑게 맞아 주신 블루밍 님, 먹거리를 준비해 주신 분들, 진행을 도와주시고 정성껏 의견을 나누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처음 참석해 주신 분들도, 여러 번 함께하며 자리를 채워 주신 분들도 오늘 좋은 모임 만들어 주셨습니다.
어려운 책 한 권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생각을 듣고, 함께 밥 한 끼를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혼자 준비한 답변을 가지고 갔다가 여러 사람의 생각을 마음에 담고 돌아온 하루였습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들을 천천히 되새기며 다음 모임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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