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생활에서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아들이 학교에서 겪고 있던 어려움을 알게 된 충격은 그만큼 컸다. 김형경의 『천 개의 공감』을 읽으며 내 마음을 돌아보았던 나는, 그때부터 아들의 행동과 함께 아이의 마음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는 여러 가지였다. 아들은 과제를 일방적으로 거절했고, 수업이 힘들면 엎드려 있기도 했다. 백지를 제출하는 일이 있었고 지각과 결석도 잦았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아들의 학교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 비로소 인지했다. 내가 알게 된 것은 아이의 행동이었지만, 그 뒤에는 내가 아직 충분히 알지 못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들은 내가 힘든 시간을 버티고 다시 살아보려는 마음을 품게 한 존재다. 조선소에서 실직한 뒤 우울감과 공황장애가 심해졌고, 술에 의지하는 생활도 더 힘들어졌다. 그때 나는 아들을 생각해서라도 무엇인가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만난 『천 개의 공감』은 내 마음을 이해하고 나 자신을 치료해 보려는 용기를 주었다. 아들을 위해 살고 싶다는 마음이 책으로 이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나 자신의 마음을 하나씩 살펴보며 책을 읽었다. 나를 불쌍하게만 여기던 생각에서 벗어나, 내가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도 자랐다. 그런데 아들의 학교생활을 알게 된 순간, 내가 배운 그 이해를 가장 가까운 사람인 아들에게 어떻게 실천할지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아들이 엄마와의 이별에서 상실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자신을 양육해 주신 할머니와의 이별에도 상처가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내가 알고 있는 가족의 시간을 아들의 입장에서 다시 바라보려 했다. 어른에게는 생활의 변화였던 일이 아이에게는 어떤 경험으로 남았을지 생각하게 되었다.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그동안의 가족 관계를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이혼 후 처음 두 해 동안은 어머니께서 아들을 키워주셨고, 그 뒤에는 내가 직접 키웠다. 나는 그 시간을 살아왔지만, 아들도 자기 나름의 마음으로 그 시간을 겪었을 것이다. 엄마와 떨어져 지내고, 자신을 돌보아주던 할머니와도 양육의 일상이 달라지는 경험을 아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알게 된 뒤 나는 그 질문을 마음에 두고 아이를 바라보게 되었다. 엄마와 할머니와의 이별이 상실감과 상처로 남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의 행동과 함께 아이가 겪어온 시간도 살펴보려 했다. 내가 내 마음을 이해하려고 과거를 돌아보았듯 아들의 지금을 이해할 때도 살아온 시간을 생각했다. 자기 이해가 아들을 향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과제를 거절하거나 백지를 내는 모습을 생각할 때도, 아들이 왜 그렇게 힘들어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해야 할 일을 설명하는 것과 아이의 마음을 알아보는 일은 함께 필요하다고 느꼈다. 아들이 수업이 힘들어 엎드려 있었다는 이야기는 내게 아이가 힘들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했다. 학교에서 보이는 행동을 들여다보면서 집에서 내가 아이와 어떻게 지낼지도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적으로 힘들 때 스스로 답을 찾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했다. 우울한 마음속에서 살아갈 힘을 찾으려고 했던 시간이 있다. 내가 마음의 어려움을 겪었던 시간을 돌아보며, 아들이 학교생활에서 힘들다는 사실도 깊이 생각해 보려 했다. 아들이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의 마음에 가까이 가기 위한 행동이 필요했다. 그때부터 아들과 많이 이야기하려고 했고, 많이 놀아주기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일을 실행했다. 무엇을 해주어야 할지 생각하는 마음을 대화와 놀이로 옮겼다. 아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바꾼 것은 이런 일상의 행동이었다. 아이가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노는 아버지가 되려고 했다. 아들이 억지로 다니던 학원도 그만두게 했다. 그 선택은 아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실행한 변화 중 하나였다. 이미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무엇을 더 시킬지 생각하기보다, 지금의 생활에서 아이가 억지로 하는 일부터 살펴보았다. 학원을 계속 다니게 하는 것이 아들을 위하는 일인지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내 선택을 바꾸었다. 아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준다는 말도 다시 생각했다. 내가 아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여기는 일과 아들이 받아들이는 마음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아이와 많이 이야기하는 시간이 중요하게 느껴졌다. 아들의 생활을 내가 결정하는 데 앞서 아들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내 생각을 전하는 것과 함께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우리 관계에서 더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렇게 지내면서 아들과 서로 속마음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마음도 전하게 되면서 우리 둘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는 아들과 많이 친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알게 되었을 때 느낀 큰 충격 속에서, 내가 선택한 대화와 놀이가 우리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내게는 아들과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있다. 아들과의 관계를 돌아볼 때 엄마와 만나는 일도 떠오른다. 이혼 뒤에는 서로에게 미운 마음이 많았고, 처음에는 만남을 거부했다. 그러나 엄마와 아들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다시 만나게 했다. 한 달에 두 번 만나는 약속이 있었지만, 전처가 아들을 보고 싶어 하면 더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아들과 엄마의 관계를 내 감정과 함께 어떻게 바라볼지 생각하며 내린 선택이었다. 지금 전처와 나는 친구처럼 지내며 서로 아들에게 잘하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 아들과의 관계를 생각하는 일은 내가 아이를 어떻게 대할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아이와 엄마의 관계도 함께 생각하게 된다. 아들이 엄마와의 이별에서 상실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금은 그 관계를 더욱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아이의 입장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나는 사랑에는 귀한 생물을 키우는 것과 같은 관심과 배려, 보살핌과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사랑한다고 느끼면서도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느낀다. 아들의 어려움을 알게 된 뒤 내게 이 생각은 실제 행동과 연결되었다. 더 많이 이야기하고 놀아주고, 억지로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게 했다. 아들을 사랑한다는 마음을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으로 표현하려 했다. 『천 개의 공감』의 자기 알기, 가족 관계, 성과 사랑, 관계 맺기는 내 삶 안에서 서로 이어진다. 내 마음을 이해하려고 읽은 책이 어머니와의 관계를 돌아보게 했고, 사랑과 타인과의 관계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아들과의 관계에서도 책을 읽으며 얻은 생각을 떠올린다.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서 생긴 이해심과 배려를 아들의 마음을 바라보는 데에도 쓰고 싶다. 힘들 때면 다시 읽는 이 책은 나에게 아주 소중하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믿으며 내 마음을 돌아보았던 나는 이제 아들의 마음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아들은 내가 살아갈 힘을 내게 해주었고, 나는 아이가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함께 이야기하고 놀아주는 시간을 늘렸다. 아들과 서로 속마음을 나누며 많이 친해졌다는 느낌은 지금의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아들의 학교생활을 알게 되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던 마음을 기억한다. 그 마음에서 시작해 나는 아들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했고, 함께 지내는 방식을 바꾸었다. 『천 개의 공감』을 읽으며 나를 이해하려던 노력이 아들을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이어졌다고 느낀다. 앞으로도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마음도 나누며, 관심과 배려와 보살핌을 실제로 전하는 아버지로 살아가고 싶다.
| 멈춰 서서 내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읽고 (0) | 2026.10.09 |
|---|---|
| 김형경 『천 개의 공감』 독후감 4|정중하게 거절하고, 나의 삶에 힘을 돌리다 (0) | 2026.10.09 |
| 김형경 『천 개의 공감』 독후감 3|사랑에는 관심과 배려, 그리고 책임이 따른다 (0) | 2026.10.09 |
| 김형경 『천 개의 공감』 독후감 2|어머니에게 고백하고, 내 어린 마음에 말을 건네다 (0) | 2026.10.09 |
| 김형경 『천 개의 공감』 독후감 1|실직 이후, 나를 사랑해 보기로 했다 (0) | 2026.10.09 |